국내증시가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또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19일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84.18포인트(4.52%) 떨어진 1776.40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5% 이상 폭락하며 1760선으로 후퇴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500선이 깨졌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위기의 불씨를 또 다시 지폈다. 이는 상반기 부진했던 미국 경기와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조정을 통해 이미 예견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투자심리가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져 자극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증권업계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지수가 급락한 만큼 적극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공조를 확인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변수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이달 초 코스피지수가 400포인트 가까이 빠졌을 때 이미 반영됐다"며 "이제는 위기에 대응하는 정부 대책에 따라 지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글로벌 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이 사태를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나올 경우 지수는 예상 외로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2008년 금융위기 충격이 왔을 당시에는 글로벌 공조가 확인되면서 증시가 반등했었다"며 "하지만 아직 유럽문제에 대한 해법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단 시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나올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 정상회담 후 예정된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협의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유럽연합) 재무장관들은 9월 중순 회동을 갖게 되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안은 각국 의회가 9월 말까지 승인을 해야 한다.

또 오는 26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EFSF 확충안 등은 의회 승인 기간이 앞당겨질 수도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국채 매입 규모를 더 늘릴 수도 있다"며 "글로벌 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이 사태를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황에서 프랑스도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에 독일이 전향적인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정치권에서는 증세에 대한 컨센서스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공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관망할 것을 권했다.

박 팀장은 "그나마 방어주 성격인 내수주와 중소형주를 대안으로 삼고 있지만 경기가 둔화될 경우에는 이 또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심리가 안정을 되찾는 지 여부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학균 팀장도 "투자전략은 장기적으로 세워야 하는 만큼 약세장에서는 기다려야한다"며 "반등이 나올 경우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