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코스피지수는 재차 불거진 세계 경기둔화 및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8일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 끝에 사흘 만에 하락, 1860선으로 후퇴했다. 장 초반 반등을 시도했던 지수는 이내 약세로 돌아섰고, 이후 외국인과 기관 매물이 가중되면서 낙폭을 키웠다. 한때 3% 넘게 하락, 장중 1833.34까지 밀리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떠오르면서 지수는 1860선에서 조정을 마무리했다. 최근 정보기술(IT)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슈들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IT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세계 경제 저성장에 대한 공포와 유럽 은행권 신용경색 우려로 3∼5% 폭락하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유럽이 경기 침체에 다가서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3.9%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가운데 미국 소비자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고, 필라델피아 지역 제조업 경기는 2년 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8월 제조업지수는 -30.7을 기록, 지난달(3.2)보다 하락하며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정책 모멘텀이 약화되는 가운데, 세계 증시는 경제지표 둔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한국과 대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이머징(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가 갑자기 확산됐다기보다는 관련 악재의 근본적인 치유가 늦어지면서 지속적으로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현재 장세를 짓누르는 악재의 신속하고 과감한 치료가 단행되기 전까지는 지수의 반등에도 경기 둔화에 대한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기회복의 지연 가능성은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관련 업종과 종목에 대한 점검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당분간 국내 수급 동향에 초점을 맞춘 대응 전략 수립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외국인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시장에 대한 단기 대응전략 측면에서 국내 자금 흐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주가의 하단을 지지한 연기금과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번 조정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실질예탁금이 5조원 이상 순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기금도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급락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주도력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코스피지수 급락시에는 저금리와 밸류에이션 매력을 바탕으로 한 국내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추가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