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이 공용 공간이라고 꼭 넓어야 할 필요가 있나요. 자주 사용하는 방과 부엌이 넓어 마음에 들었어요. "

주부 이모씨는 지난달 분양된 서울 삼선동 '삼선 SK뷰'(총 430가구,일반분양 237가구)를 계약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부엌과 자녀방을 거실 면적과 비슷할 정도로 차별화시켜 거주자 편의를 높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SK건설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를 찾아 거실이 작다고 지적한 고객들이 적지 않았지만 부엌과 방을 둘러보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며 "주부와 자녀들의 생활이 더 많이 이뤄지는 공간을 부각시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내부는 실속형으로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른 단지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신평면을 도입하고 외부 커뮤니티시설을 대폭 확충한 신규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경기 파주 교하신도시 A22블록의 '한라비발디 플러스'는 안방 드레스룸을 특화했다. 면적을 기존보다 5% 이상 넓혔고 옷을 걸어 놓으면 탈취 · 살균 등이 가능한 의류관리기를 모든 가구에 설치한다. 주방에는 야채 접시 등 용도에 따라 정돈할 수 있는 시스템수납 공간을 마련했다.

롯데건설이 파주 교하신도시 A14블록에서 공급하는 '롯데캐슬'은 실내 사각지대에 수납 공간을 넣었다. 부피가 큰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팬트리(저장공간)를 주방 출입문 뒤쪽 벽에 설치했다. 발코니 확장으로 살림살이를 둘 공간이 없다는 주부들의 지적을 반영한 설계다. 거실에도 팬트리를 도입,가전제품 장난감 청소기 등을 놓을 수 있게 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힐스테이트' 전용 107㎡형은 부엌을 거실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했고 자녀만의 전용 독서실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127㎡형에는 침실로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실을 뒀다.

◆커뮤니티 공간 늘리고 외관 차별화

대림산업이 짓는 경기도 의왕 '내손 e편한세상'은 단지 내에서 모든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하도록 9000㎡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다. 3층 단독 건물에 스크린골프장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입주민카페 찜질방 등을 조성한다. 게스트하우스,키즈카페,남녀독서실,보육시설 등도 들어선다. 홍영석 분양소장은 "단지 주변 평촌신도시는 15년 이상 된 아파트들이 많아 커뮤니티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각종 취미를 커뮤니티 시설에서 해결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삼선 SK뷰'는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채광과 통풍을 고려해 건물을 배치하고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로 설계했다. 수도권이 아닌 서울에서 주차시설을 지하에만 배치한 건 흔하지 않다는 평가다.

부산 명륜동 '아이파크'는 인근에 문화재와 사적이 많아 일부 동에 전통가옥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체 20개동 중 3개동은 이웃한 동래향교(부산 유형문화재 6호)와 조화를 이루도록 층고를 7층으로 낮추고,지붕을 기와집 모양으로 마감해 우아한 한옥 느낌을 준다. 커뮤니티 시설에는 명륜당(문고) 동재(남학생 독서실) 서재(여학생 독서실) 등의 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분양대행 업체인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사장은 "분양 실적을 의식한 건설사들이 수납공간,편의시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수요자의 선택폭이 그만큼 넓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박한신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