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따른 피해가 증권사로 확산되고 있다.

13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완리는 385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가격제한폭(14.94%)까지 내린 32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인 4100원보다 20.12% 낮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일반공모 미청약분 88만3273주를 공모가 4100원에 인수한 삼성증권은 이날 하루에만 7억2800만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삼성증권은 완리의 기업공개(IPO) 주관사다.

완리는 중국고섬의 거래정지 이후 처음 상장하는 중국 기업이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에 상주하는 사외이사와 내부통제관리위원회 등 여러 감시장치를 마련했지만 중국고섬 사태와 중국원양자원의 어선 사진조작 논란 등으로 악화된 투자심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증권 측은 인수물량에 대해 장기투자가 가능한 기관투자자에게 블록세일로 매각하거나 주가 추이를 보면서 장내 매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현재와 같은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손실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과기의 감사의결 '거절' 사태 이후 진정 국면을 보였던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중국고섬의 거래정지로 다시 부각됐다. 중국고섬은 싱가포르에 상장된 원주의 거래정지로 지난 3월22일 한국 증시에서도 거래가 정지됐다. 회사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감사위원회는 자회사들의 은행 잔고를 포함해 그룹의 재무상태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싱가포르 주식에 대한 거래정지를 요청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중국기업의 회계 불투명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중국고섬의 거래정지 장기화로 대우증권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중국고섬의 IPO 대표주관사로서 830만여주의 미청약 물량을 떠안았다. 공모가 7000원에 인수한 중국고섬의 주가는 현재 4165원이고, 평가손실은 약 230억원에 이른다. 공동주관사였던 한화증권도 중국고섬 미청약분 543만여주(5.33%)를 인수했고, 현재는 매도를 통해 5%의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IPO 담당자는 "IPO 계약시 일반투자자의 미청약 물량에 대해서는 대표주관사가 총액인수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중국고섬 이후 완리를 통해서도 증권사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