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24~28일 방북한다. 이번 방북은 미 고위 당국자로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북한정책특별대표가 2009년 12월 북한을 방문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최근 "킹 특사가 이끄는 방북팀은 북한의 식량 수요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 현장 조사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평양에서 북한 당국자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방북팀에는 미국의 대외 원조를 담당하는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해외재난지원국의 존 브라우스 부국장 등 식량 전문가들이 포함된다.

미국은 최근 세계식량계획(WFP)이 대북 식량 지원의 필요성을 보고했지만 킹 특사를 방북시켜 북한의 식량 사정을 직접 평가해보겠다는 것이다. 킹 특사는 WFP가 북한 식량 사정 보고서를 발표할 무렵,"1990년대 중반 대기근 때보다는 덜하지만 북한의 식량 사정이 심각하다"고 개인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토너 부대변인은 "킹 특사의 방북이 반드시 우리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의원과 존 카일 공화당 원내총무,민주당 부통령 후보를 지낸 조지프 리버먼 의원과 짐 웹 민주당 의원 등 미국 상원의 여야 중진 4명도 지난 20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대북 식량 지원에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의원들은 "미국은 식량 지원 이슈를 교묘하게 정치적 무기로 조작하고 있는 북한 정권의 의도에 넘어가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며 "전례 없는 북한의 식량 확보 작전에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의 신중한 조정과 협의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2년 만에 방북한다는 점에서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의견 교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