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베트남과 중국의 외교 설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베트남이 난사군도(南沙群島, 스프래틀리)를 대표할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을 뽑기 위한 선거를 강행했다.

국영 베트남통신(VNA)과 일간 뚜오이쩨 등 현지 언론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와 인민의회(지방의회)선거를 일주일 앞둔 15일 난사군도 거주 유권자들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투표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주민들과 현지 주둔 군인 등 난사군도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21개 투표소에서 주권을 행사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응웬푸엉응아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성명에서 "선거는 베트남 국내 문제이며 오랫동안 베트남 헌법에 따라 실시해온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이 난사군도를 대표할 국회의원이나 인민의회 대표 선출하려는 베트남에 대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불법적이고 무료한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정부의 이런 반응은 지난 11일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은 난사군도와 그 부근 해역에 대한 쟁론할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으며, 어떤 국가가 일방적으로 난사군도에서 취하는 행동은 중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적이고 무효하다"라며 베트남의 선거 계획을 맹비난한 직후 나온 것이다.

한편 응아 대변인은 중국이 시사군도(西沙群島, 파라셀) 주위에서 16일 정오부터 8월 1일 정오까지 금어기(禁漁期)를 구실로 조업을 금지한 것은 이 해역에 대한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남중국해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베트남은 1982년 유엔 해양협약에 따라 시사군도·난사군도 해역과 주변 도서들에 대한 명확한 주권은 물론이고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대륙붕에 대해서도 관할권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의 일방적인 조업 금지 조치는 베트남의 주권 침해와 함께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선언(DOC)도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