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대한통운의 자회사 처리 문제가 분리매각으로 가닥이 잡혔다. 1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매각주간사와 대한통운의 대주주 등은 이날 대한통운 매각방식과 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호터미널, 아스항공, 아시아나공항개발 등 대한통운 3개 계열사는 공정가치 평가방법 등이 확정되면 대한통운과 별도로 매각될 예정이다. 이들 계열사와 사업 연계성이 많은 대한통운의 대주주 아시아나항공이 계열사들을 되사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다음달 말까지 최종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던 대한통운의 매각일정은 다소 늦어져 7월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대한통운 매각은 예비입찰 참여 기업들과 주요 주주들이 금호터미널 문제를 놓고 이견을 나타내면서 일정이 꼬였다. 예비입찰 참여사 가운데 포스코와 CJ는 금호터미널을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롯데는 금호터미널이 대한통운과 함께 일괄매각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금호터미널은 광주 유스퀘어를 비롯해 목포, 대구, 전주 등지에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 롯데 입장에서는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국내 최고물류기업을 손에 넣는 것 뿐 아니라 기존 유통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류 부문만 필요로 하는 포스코와 CJ 입장에서는 금호터미널은 짐일 뿐이다. 또 대한통운 매각대상 지분 37.6% 가운데 18.98%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3곳을 되사기 위해 분리매각을 원한 반면 18.62%를 보유한 대우건설, 금호터미널만은 대한통운과 쪼개 매각할 수 없다고 맞섰다. 분리매각으로 방향이 정해지면서 대한통운과 금호터미널 '두 마리 토끼'를 노렸던 롯데가 입찰을 포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수전이 CJ와 포스코의 '2파전'으로 압축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