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0.07%, 4월 -0.10% 각각 하락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근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이에 따라 그 이전 몇개월 간 이어져온 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약세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 내림세가 비(非) 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중소형 아파트마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주택경기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부동산114는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세 변동률이 -0.10%로 3월(-0.07%)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의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 간 계속 오르다가 봄철을 맞아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이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한 전세대란 여파로 이사철이 봄에서 겨울로 앞당겨지면서 거래수요가 일찌감치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정부의 3.22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역효과를 내 매매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도 겹쳐있다.

여기에 4월 하락폭이 3월에 비해 0.03%포인트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연속 가격이 떨어졌던 일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부동산시장의 척도인 강남 재건축아파트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점차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점도 이런 예상의 근거가 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결과를 보면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3월 첫째주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데 이어 비강남 지역 아파트도 2주 뒤인 3월 셋째주부터 추락 대열에 든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11월 마지막주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마저 지난달 말 22주만에 0.01% 하락해 빨간불이 켜졌다.

도봉구 창동 M공인 관계자는 "요즘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서 개점휴업 상태다.

급매 위주로만 뜸하게 거래가 될 뿐, 호가를 많이 내려도 쉽게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라며 얼어붙은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게다가 지난달 서울의 66㎡ 이하 소형 아파트 가격이 0.09%, 67~99㎡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0.03% 각각 떨어지는 등 면적을 가리지 않고 하락세를 보였다.

수요가 많은 서울 시내 소형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은 작년 10월 이후 6개월만의 일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H공인 관계자는 "1~2월에는 그래도 중소형 위주로 거래가 좀 있었는데 4월 들어서는 하나도 안될 정도"라며 "요즘은 급매로 내놔도 가져가려는 사람이 없어 중개업소가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월에 급매물로 1억6천900만원에 거래됐던 이 지역 64㎡ 아파트가 4월에는 호가가 400만원 더 낮아졌는데도 살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또 주거지역 종상향을 추진했던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지난주 서울시로부터 재검토 통보를 받으면서 소형 평형 위주의 이 아파트 호가가 500만~1천500만원 가량 떨어지는 등 재건축 시장의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주택 취득세를 50% 감면하는 내용의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 유일한 호재지만, 이미 예고된 내용인 데다 꽁꽁 언 투자심리를 녹이기에는 파급력이 미약하다는 평가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이른 봄까지만 해도 전세수요가 남아있어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매매전환이 이뤄졌는데 3월 중순 이후 전세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그나마 수요가 없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비수기로 돌아선 상황이라 취득세를 줄여줘도 거래가 확 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라며 "3.22 대책 이후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어 거래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유진 기자 firstcircle@yna.co.kr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