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 탓에 뒤늦게 12일에 개막하는 일본 프로야구가 대지진 피해자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

12일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니폰에 따르면 지진 피해가 큰 센다이가 연고지인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구단 모회사의 미키 다니 사장이 10억엔을 내놨다.

라쿠텐은 모회사가 별도로 기부한 3억엔을 더해 지진 피해가 심한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에게 전달했다.

미키 사장은 "지진 피해 지역의 아이들 생활과 교육 지원에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라쿠텐 선수들은 '힘내라 도호쿠'라는 글을 왼쪽 소매에 달고 정규리그 개막 직전 연습경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일본야구기구(NPB)도 지난 2~3일 자선 경기를 열어 약 1억400만엔 가량을 모았다.

NPB는 자선경기 수익금 전액을 피해 지역에 보낼 예정이며 야구장에도 모금함을 설치해 의연금을 모을 계획이다.

경기에 사용된 공에 선수가 사인하고 메시지를 남긴 뒤 피해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에게 전달하는 행사도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원전 폭발 사고가 터진 후쿠시마현 주민 등 20명을 야쿠르트와의 홈 개막전에 초대하기로 했다.

팀의 중심 타자인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는 "지진 피해자를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면서 개막전부터 플레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다른 인기구단인 한신 타이거스도 12일부터 열리는 히로시마와의 개막 3연전 직전 전·현 한신 선수들이 모금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일부 용병 선수도 가세하고 있다.

한신의 외국인 선수인 매트 머튼은 100만엔 상당의 기저귀, 분유 등 어린이용품을 지진피해 지역에 보냈다.

1980년생 선수들의 모임인 '55년회'도 대지진 이재민을 위한 모금 활동과 자선 경기를 기획하고 있다.

이 모임은 요코하마의 내야수 무라타 슈이치가 회장을 맡고 있고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 와다 쓰요시, 스기우치 도시야(이상 소프트뱅크) 등이 속해있다.

한편 프로야구 양대리그는 일본이 대지진으로 인해 전력난을 겪는 것과 관련해 이번 시즌 경기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일본 프로야구는 연장 12회까지 열 수 있지만 경기를 시작한 지 3시간30분이 지나면 새로운 연장전에 돌입하지 않기로 했고,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되면 콜드 게임이나 노게임을 선언하기로 했다.

전력 사정을 고려해 개막전 6경기 가운데 요코하마-주니치, 지바롯데-라쿠텐 경기는 주간 경기로 치러진다.

(오사카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