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동반 부진, 그로 말미암은 활발한 타고 투저 현상.'

뚜껑을 열어 2주간 지켜본 프로야구 정규 시즌 판도는 이처럼 요약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류현진(24·한화), 김광현(23·SK), 윤석민(25·KIA)이 약속이나 한 듯 차례로 부진에 빠졌다.

셋은 지난주까지 각각 2경기에 등판했으나 1승도 올리지 못했다.

볼 끝의 위력도 없었고 제구력도 기대를 밑돌았다.

2008년(윤석민), 2009년(김광현), 2010년(류현진) 평균자책점 1위를 돌아가며 차지했던 삼총사답지 않게 11일 현재 이들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최하 5점대에서 최고 9점대까지 이른다.

'예측 가능한 게임'을 이끌던 세 투수가 나란히 헤매면서 순위 싸움은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승리의 보증수표로 여겨진 에이스가 무너져 한화와 KIA, SK는 비교적 손쉽게 딸 수 있는 2승을 놓쳤다.

반면 김광현과 류현진에게 잇달아 매서운 맛을 선사했던 LG가 1997년 이후 무려 13년 8개월여 만인, 5천16일 만에 선두로 치고 나서며 초반 돌풍의 주역으로 나섰다.

이번 주에도 매 경기 물고 물리는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12일부터 사흘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 두산의 경기에 시선이 쏠린다.

중심 타선의 파괴력에서 1,2위를 다투는 양팀이 시즌 처음으로 화력 대결을 펼친다.

조성환-이대호-홍성흔-강민호로 이어지는 롯데의 클린업트리오는 여전히 8개 구단 중 최강이다.

지난주 삼성과 넥센에 2경기 연속 영패를 당하는 등 타선이 터지지 않아 3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 10일 이대호의 2타점 적시타와 강민호의 투런포 등을 앞세워 넥센을 5-1로 따돌리고 한숨을 돌렸다.

조성환이 아직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지만 나머지 셋은 3할대 이상의 고감도 타율을 유지 중이어서 4~5선발이 나설 두산의 마운드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KIA와의 3연전 중 두 경기에서 10점씩 뽑아낸 두산은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짜인 중심 타선은 물론 양의지와 손시헌이 버티는 하위타선에서도 고루 터져 상대 마운드를 압박한다.

4할대 폭풍타를 날리는 김현수(6타점)와 손시헌(5타점)은 팀이 올린 30타점 중 11타점을 합작하며 득점을 주도 중이다.

10일 KIA의 외국인 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에게 영봉패를 당했지만 기동력과 응집력에서는 여전히 리그 최강인 만큼 송승준, 라이언 사도스키, 브라이언 코리 등 롯데 선발진을 상대로 어떤 공격을 펼칠지 흥미를 끈다.

한편, 4연승 휘파람을 분 LG는 삼성과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여 6연전을 치른다.

LG는 레다메스 리즈, 박현준, 벤저민 주키치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진이 기대 이상으로 호투를 펼치고 4번 박용택을 필두로 타선도 절묘한 호흡을 이루고 있다.

심수창과 김광삼 등 4~5선발이 받쳐준다면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과 김광현, 윤석민이 각각 SK, 넥센, 한화를 상대로 한 세 번째 등판에서는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거둘지 주목된다.

◇프로야구 주간일정(12~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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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 │12-14일 │15-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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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LG-삼성 │LG-롯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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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 │넥센-S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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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SK-한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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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삼성-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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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KIA-넥센 │KIA-한화 │
├───┼─────┼─────┤
│사직 │롯데-두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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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