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여환섭)는 23일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을 상대로 지난 2009년 함바 운영권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에게서 경찰관 승진 인사 청탁과 함께 1억1천만원을 받고, 지난해 8월엔 유씨에게 4천만원을 주면서 외국 도피를 권유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강 전 청장이 유씨를 통해 이동선 전 경찰청 경무국장의 인사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받았는지를 캐묻는 등 금품 수수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한 사실관계 확인에도 주력했다.

그러나 강 전 청장은 유씨에게서 4천만원만 용돈조로 받았다가 이 돈을 지난해 유씨에게 돌려줬을 뿐 청탁을 받거나 범인 도피를 권유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밤 늦게까지 조사받은 강 전 청장이 혐의를 계속 부인하자 유씨와 대질조사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 감색 코트 차림으로 출석한 강 전 청장은 심경과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변호사와 함께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지난 10일에도 강 전 청장을 소환 조사하고서 다음날 그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혐의 사실에 대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정도로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이르면 24일 강 전 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