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권력층 연계, 불법 무기거래 폭로될까"

러시아는 이달말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인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43)에 대한 재판에서 그와 러시아 고위공직자들의 관계 및 의심스러운 전 세계 정치세력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사실이 폭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부트 변호사가 9일 주장했다.

이달 21일 뉴욕 법원에서 열릴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부트의 국제 변호사 로버트 암스테르담은 이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부트가 러시아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러 인터넷 뉴스 통신 '뉴스루'가 10일 보도했다.

암스테르담 변호사는 "부트는 러시아의 '그림자 정부(배후 정치세력)' 및 권력 엘리트와 연계돼 있으며, 이 그림자 정부와 베네수엘라, 이란, 아시아 국가 등과의 (무기) 거래에 대한 무궁무진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만일 그가 이를 폭로하면 정보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앞서 2일 부트가 미국 측으로부터 지난해 자신이 접촉한 인사의 명단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형량을 줄여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옛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는 무기밀매상 부트는 2008년 미 마약단속국(DEA)의 함정수사에 걸려 무기거래 계약을 위해 태국 방콕을 방문했다가 체포돼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넘겨졌다.

그는 미국인 살해기도와 테러리스트에 대한 물자 제공 시도 등의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 10일 열릴 예정이던 부트에 대한 첫 재판은 21일로 연기됐다.

부트는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소 25년에서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