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차례 예상실적 발표 직후 주가 하락
"전망치 밑돌아 조정 빌미 제공" vs "저가 매수 기회"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해 단기 조정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가 당분간 실적과 무관하게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삼성전자[005930]의 예상실적 발표 후 일주일(5거래일) 동안 주가 흐름을 되짚어 본 결과 4차례 모두 약세를 보였다.

2009년 4분기 예상실적을 발표한 작년 1월 7일부터 13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5.24% 하락했다.

201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해 4월 6일부터 12일까지도 4.64% 내렸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7월 30일부터는 2.79% 떨어졌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0월 29일부터 11월 4일에는 0.05% 하락하며 역시 하락세를 유지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예상실적을 공개한 뒤 최종 실적을 내놓을 때까지 조정을 겪는 일이 반복되곤 했다"며 "투자자들이 실적을 확인한 다음 삼성전자를 팔고 그 돈을 쪼개서 다른 종목을 사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 팀장은 "이번에도 삼성전자가 1% 가까이 하락하고 매기가 유통주 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지적했다.

이같이 반복되는 하락은 회사 측이 제시한 예상실적이 당초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는지 여부와 관계가 없었다.

2009년 4분기와 작년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고, 지난해 2분기의 경우는 3천억원 가량 상회했지만 주가는 따로 움직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좋았을 땐 '뉴스에 판다'며 매도에 나서 주가에 선반영된 부분이 빠졌을 수 있고, 나빴을 땐 당초 우려를 사실로 확인하고 더 팔아 추가 하락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실적과 단기 조정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기보다는 실적을 구성한 내용이나 전기전자(IT) 시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번엔 어떨까?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기록, 연합뉴스가 국내 1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평균 추정치 3조2천611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해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반도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라 투자자 신뢰가 높아지고 통신부문 이익이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 삼성전자 예상실적 발표후 주가 등락률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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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4분기 │ 2010년 1분기 │ 2010년 2분기 │ 2010년 3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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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 등락률 │ 날짜 │등락률│ 날짜 │등락률│ 날짜 │ 등락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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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7일 │ -3.33 │ 4월6일 │-0.11 │7월30일 │-2.06 │10월29일│ -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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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8일 │ 0.98 │ 4월7일 │-1.15 │ 8월2일 │ 0.00 │11월1일 │ 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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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1일 │ -2.92 │ 4월8일 │ 0.47 │ 8월3일 │ 0.62 │11월2일 │ -0.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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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2일 │ 1.51 │ 4월9일 │-0.81 │ 8월4일 │-1.10 │11월3일 │ 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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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3일 │ -1.48 │4월12일 │-3.04 │ 8월5일 │-0.25 │11월4일 │ 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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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 │ -5.24 │ 합계 │-4.64 │ 합계 │-2.79 │ 합계 │ -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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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