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분담금이 예상보다 많고 중대형 세대수가 적어 조합원이 반발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가 개략적인 재건축 추가분담금을 산출해 개포지구 내에서 처음으로 22일 공개했다. 추가분담금은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조합원이 내야 하는 돈이다. 개포주공 2 · 3 · 4단지,개포시영 등 4곳도 새로 짓는 세대수 및 평형과 평형배정 계획 등을 담은 설계안을 조합원에 배포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5곳 1만5000여채 가운데 165㎡(50평형)이상이 270여채에 그쳐 최고급 주거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138㎡(42평형) 분담금 3억9000만원

강남구청은 내년 1~2월께 개포지구단위계획 확정 후 곧바로 정비구역 지정절차를 밟기 위해 조합 및 추진위원회에 신축규모 및 평형배정 계획을 짜라고 각 조합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조합들은 최근 설계안을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배포했다. 설계안은 조합원 선호도 조사용이어서 향후 변경될 수 있지만 사업윤곽을 대략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개포주공1단지는 예상 분담금 액수까지 공개했다. 조합이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신축규모는 6444채로 현 5040채보다 1404채 늘어난다. 기존 36㎡(11평형) 소유자는 공급면적 82㎡(25평형)와 109㎡(33평형)에 각각 13%, 87% 배정된다. 42㎡(13평형) 소유자는 모두 109㎡에 입주할 수 있다.

36㎡ 소유자가 109㎡로 가려면 3억7000만원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한다. 42㎡ 집주인이 109㎡를 배정받으려면 2억1000만원을 내야 한다. 49㎡(15평형)에서 138㎡(42평형)로 넓혀 가려면 3억9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시장 예상분담금은 49㎡가 2억5000만~3억원 정도였다"며 "대형 평형을 배정받기 위한 추가분담금이 시장 예상보다 9000만원 이상 높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다른 추진위 관계자는 "1 대 1 재건축에 가까운 단지는 추가분담금이 예상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수익성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매매가와 추가분담금을 합하면 10억원 정도에 109㎡를 사는 셈"이라며 "대치동 일대 비슷한 평형대는 호가가 13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대형 평형 · 일반분양 적어

개포주공1 · 2단지를 제외한 3개 단지는 사실상 1 대 1 재건축에 가까워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포주공1단지에선 1127채가 일반분양될 예정이어서 청약통장 소유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개포주공2단지도 일반분양 규모가 385채로 많은 편이다.

개포주공3단지는 일반분양이 27채에 불과하고 개포주공4단지는 일반분양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시영에선 40채가 일반분양된다.

중대형 평형도 반포 고덕 등 다른 저층 재건축 대상 단지들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65㎡(50평형) 이상은 5개 단지를 통틀어 270여채에 불과하다. 또 132㎡(40평형) 이상의 비중도 법에서 정한 40%에 미치지 못했다. 개포주공3단지는 132㎡ 이상 비중이 13.8%에 그쳤다. 개포주공2단지는 28.9%,개포시영은 33%대,개포주공1단지는 34%대 수준이다.

K공인 관계자는 "연면적을 많이 늘리지 못해 법에서 허용한 중대형 비중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최고급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추진위들은 내년 중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 인가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