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착수…차량시위 탱크로리 기사 곧 고소 방침

SK가의 2세가 고용승계 문제로 마찰을 빚은 탱크로리 기사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서 '매값'이라며 돈을 건넸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자 물류업체 M&M의 전 대표인 최철원(41)씨는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모(52)씨를 야구 방망이로 10여 차례 구타했다고 유씨가 주장했다.

유씨에 따르면 최씨는 탱크로리 차량 매각 문제로 사무실을 찾은 유씨를 M&M 임원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알루미늄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때린 뒤 '매값'이라며 2천만원을 건넸다.

이어 최씨는 5천만원에 탱크로리를 넘긴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쓰게 했다고 유씨가 말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인 유씨는 자신이 탱크로리 기사로 일하던 회사를 합병한 M&M이 고용승계를 거부하자 SK 본사 앞 등에서 올해 1월 차량시위를 벌였고, SK 회장과의 면담도 요구한 바 있다.

'매값 폭행'이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최씨의 구속을 요구하는 이슈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 오전까지 3천4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 폭력계는 이날 이 사건의 수사에 착수했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피해자 측을 먼저 조사하고서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유씨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유씨 측과 향후 대응방안을 상의하고 있으며, 최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청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형사사건 처리 추이를 지켜보고서 민사소송도 낼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돈을 주면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형사합의금을 주는 문제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M&M 관계자는 "(최 사장이) 출장을 떠나 다음주 쯤에야 돌아올 예정이다"며 유씨측의 폭행 피해 주장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