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제채권국그룹인 파리클럽에 대한 채무를 순차적으로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EFE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도 보우도우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파리클럽에 대해 안고 있는 70억 달러의 부채를 1년 안에 상환하지는 않을 것이며, 경제 상황에 맞춰 좀 더 긴 기간에 걸쳐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도우 장관은 특히 "파리클럽은 1년 내 상환을 바라고 있으나 5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상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파리클럽에 대한 채무 원금은 60억3천만 달러지만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한 지난 2001년 12월부터 적용된 이자를 따질 경우 65억~70억 달러에 이른다.

앞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전날 "파리클럽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중재 없이 채무 상환 협상을 벌이자는 우리의 제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사상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지난 2001~2002년 경제위기 과정에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으며, 지난해부터 채무 상환 의지를 밝히면서 협상을 요구했으나 파리클럽은 IMF의 경제 실사를 먼저 받을 것을 요구해 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러나 IMF의 잘못된 처방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해 1천억 달러에 달하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게 됐으며 페소화의 엄청난 폭락 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면서 IMF의 실사를 거부해 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005년 채무의 약 4분 3에 대해 상환조건을 변경하는 데 성공했으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채권자들이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해 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파리클럽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밝혔으나 세계금융위기로 취소한 바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