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1.단국대)이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1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1분42초96)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종전 아시아 기록(1분44초85)을 2년3개월만에 0.05초 줄였다.

2위를 차지한 맞수 쑨양(중국.1분46초25)보다는 1.45초나 빨랐고, 3위 마쓰다 다케시(일본.1분47초73), 4위 장린(중국.1분48초10)도 박태환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던 박태환은 이로써 대회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고(故) 조오련 씨를 시작으로 최윤희, 지상준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2회 연속 정상을 밟은 선수가 됐다.

그동안 1970년 방콕, 1974년 테헤란 대회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2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한 고(故) 조오련 씨를 시작으로 1982년 뉴델리 대회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여자 배영 100m 및 200m를 석권한 최윤희, 그리고 1990년 베이징 대회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남자 배영 2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상준 등 세 명만이 아시안게임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 2회 연속 우승은 박태환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고, 일본의 이와사키 구니히로(1966ㆍ1970년)에 이어 무려 40년 만의 일이다.

4년 전 도하에서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이 아시안게임에서 딴 금메달은 모두 4개(은1, 동3)로 늘었다.

박태환은 이날 오전 예선 경기에서 1분49초15에 레이스를 마쳐 4조 1위를 차지했지만 쑨양(1분47초85)과 장린(1분48초86)에 이어 전체 3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예선 기록이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팬퍼시픽선수권대회 때 작성한 올해 아시아 랭킹 1위 기록(1분46초27)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박태환은 "예선은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결승 때 3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른 박태환은 처음부터 끝까지 리드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출발 반응 속도도 0.67초로 가장 빨랐고 처음 50m 구간부터 경쟁자들을 앞서며 끝까지 1위를 지켰다.

박태환은 150m 구간까지 바짝 따라붙었던 4번 레인 쑨양의 추격을 마지막 50m 구간에서 특유의 뒷심으로 뿌리치고 여유 있게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은 처음 50m 구간에서 24초78로 2위 쑨양에 0.39초 앞서 가장 먼저 턴을 한 뒤로 매 50m 구간 기록을 26초대(26초61-26초64-26초77)로 꾸준히 이어갔다.

한편 7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른 이현승(대한수영연맹)은 1분50초42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6위를 차지했다.

장규철(경기체고)과 정두희(서울시청)는 남자 접영 100m 결승에서 각각 53초40과 53.57로 5, 6위에 그쳤다.

여자 개인혼영 400m의 한국 기록(4분41초55) 보유자 남유선(부산체육회)은 제 기록에도 훨씬 못 미치는 4분47초11의 저조한 성적으로 6위에 머물렀다.

기대주 함찬미(북원여고)는 여자 배영 200m에서 2분13초78로 5위에 올랐다.

한국은 단체전인 여자 계영 400m에서도 3분45초86으로 4위에 처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전날 금메달 6개 중 4개를 수확한 중국은 이날도 여자 배영 200m에서 자오링이 아시아 신기록(2분06초46)으로 우승하는 등 6종목 중 5종목에서 정상에 오르며 독주를 이어갔다.

박태환이 아니었더라면 수영 둘째 날 금메달은 중국이 독차지할 뻔했다.

(광저우=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