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그리스·바티칸 등 사형집행 중지 촉구

1980년대 시아파 정당 탄압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사형선고를 받은 타레크 아지즈(74) 전 이라크 부총리에 대한 구명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이 어디까지나 이라크 내정에 관한 사안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관용 차원에서 사형집행을 중지해 줄 것을 이라크 대통령위원회에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도 "사형선고를 무효화한다면 유럽연합(EU)과 전 세계에 있는 이라크의 친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며 이라크의 현재 민주주의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티칸 또한 아지즈에 대한 사형 집행에 반대한다며 형 집행을 막기 위해 외교적 채널을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도 이라크 정부가 보복의 무자비한 사이클에 새로운 제동을 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아지즈에 대한 사형 집행 계획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대변인 격이었던 아지즈 전 부총리는 유창한 영어실력과 뛰어난 언변을 바탕으로 후세인 정권을 대변하며 유명세를 탔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 당시에는 외무장관 자격으로 미국과 협상을 벌여 미국의 이라크 지지를 이끌어냈고, 1991년 걸프전 직전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후세인에게 전하라며 친서를 건네자 `모욕적인 편지'라며 수령을 거절해 국제적으로 이목을 모았다.

2003년 4월 자수한 뒤 수감생활을 해 온 그는 최근에는 뇌졸중과 당뇨병 등으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법원은 1980년대 시아파 정당들을 탄압한 혐의로 기소된 아지즈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아지즈는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