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TV와 PC가 수요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는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IT경기도 양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품업체들 간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3분기 휴대폰 부문이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7일 "휴대폰 부문의 이익률이 다시 두 자릿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2분기까지 제대로 된 스마트폰이 없어 고전했지만,3분기 갤럭시S 판매가 급증한 덕분에 수익성을 회복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업계의 선두주자인 애플도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18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이패드와 아이폰4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애플의 시가총액은 2641억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애플이 PC 시대의 최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데 이어 엑슨모빌을 누르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이 그만큼 빠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필두로 한 모바일 부문의 강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1960년대 이후 새로운 컴퓨터 출현,인터넷 확산 등 획기적인 환경이 조성될 때마다 전 세계에 보급된 전자기기의 수는 10배로 늘었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증가세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D램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3조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 하이닉스의 3분기 이익 전망치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 시장의 지배력 덕분이라는 게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PC용 D램(DDR3 1Gb)은 지난 4월 고점에 비해 27.5%나 급락했지만 모바일 D램 가격은 한 자릿수 하락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61%,21%를 점유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졌지만 PC용 D램에 비해서는 하락률이 작았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더 큰 용량의 기억장치를 필요로 함에 따라 앞으로 성장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LED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및 태블릿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판매가 늘고 있어 3분기 수익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