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만기 5년 이상의 장기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내년 4월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평균 잔존만기)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달 만기 5년 이상 장기물을 4조963억원 사들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나흘 새 3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보험사들의 장기 채권 매수 규모는 지난 2월을 바닥으로 매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RBC 도입 시 부채 만기가 투자자산 만기보다 길 경우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돼 지급여력 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균 듀레이션은 현재 4.77년 수준이다. 작년 말(4.21년)에 비해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7.0~7.5년 수준인 부채 듀레이션에 비해선 여전히 낮다. 반면 보험사들의 장기채 보유 비중은 작년 말 38.54%에서 이달 41.88%로 3.3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장기 채권은 물량이 적은 탓에 보험사들의 수요가 국채는 물론 공사채 회사채로도 몰리고 있다. 특히 공사채는 위험가중치가 '제로(0)'에 가까워 지난달 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도 한 보험사가 전량 인수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