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케이투(K2) 등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가을시즌을 앞두고 '젊은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룩이 패션 트렌드로 각광받으면서 아웃도어 의류를 캐주얼룩으로 즐겨 입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 · 겨울은 이들 업체에 대한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시즌이어서 전략상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밀집해 있는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등에 20여개 영라인 전문 매장을 운영 중인 노스페이스.올가을에는 후드셔츠 바지 조끼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제품의 스타일 수와 물량을 크게 늘렸다. 아웃도어의 일상복화를 가장 먼저 일궈내 10~20대 젊은층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브랜드란 이미지를 살려 이번 시즌에는 스커트나 반바지와 레깅스를 함께 코디하는 레이어드룩(겹쳐 입는 코디방법),롱코트 스타일의 바람막이 재킷,페트병을 재생해 만든 패션부츠 '부티부츠'를 신규 주력 상품으로 선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500억원에 이어 올해는 5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성가은 노스페이스 마케팅팀 이사는 "지난 시즌 패셔니스타 공효진에 이어 이번 시즌부터 젊은 남성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하정우를 모델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초부터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의 디자인 · 마케팅 컨설팅을 맡았던 폴 마크를 영입,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는 작업에 착수했다. 올가을엔 기존 아웃도어 제품이 강조하는 기능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반 캐주얼 의류와 어울려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을 다양하게 내놨다. 방풍 롱재킷은 최근 급부상한 패션 트렌드인 밀리터리룩을 반영해 선보인 대표적인 제품.

다운도 기존에는 내피겸용 경량 제품과 극한의 추위에서 견딜 수 있는 두툼한 다운이었지만,올 신제품은 몸의 실루엣을 강조한 슬림한 스타일(사진)로 내놨다.

여성 바지도 다섯 가지 라인으로 세분화해 일상생활에서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캐주얼 의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배기팬츠(자루모양의 바지)도 내놓았다. 코오롱스포츠는 이를 통해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4300억원으로 잡았다. 올 상반기엔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한 19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박승화 코오롱스포츠 마케팅팀장은 "아웃도어가 의류 품목들 사이의 경계를 허물면서 다양한 고객층과 문화를 아우르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품은 물론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서비스와 문화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아웃도어 아이더도 이달부터 배우 장혁과 천정명을 모델로 기용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같은 회사 브랜드인 K2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해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어 쇼핑하는 젊은 소비층을 겨냥해 아이더 직영 온라인 쇼핑몰을 론칭하고,브랜드 카페나 대학생 서포터즈 '아이더 프렌즈'를 만드는 등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K2는 이상기온에 대비해 고기능성이면서 편안하게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컴포트 라인'의 스타일 수를 작년 가을 때보다 80% 늘리고 전체 물량도 30~40% 많이 내놓을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