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한화, 넥센이 마운드가 무너져 프로야구 정규 시즌 순위 레이스에서 하위권에 처졌지만 그래도 버팀목은 있다.

쓰러져가는 대들보를 온몸으로 받히는 주인공은 이동현(27.LG)과 박준수(33.넥센), 박정진(34.한화)이다.

오랫동안 부상에 짓눌려 존재감이 사라졌거나 방출 대상으로 몰리기도 했으나 2010년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LG 불펜에서 필승조의 일원으로 활약 중인 이동현은 9일까지 52경기에 등판, 5승 무패, 10세이브, 3홀드를 올리며 마무리 오카모토 신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노릇을 성실히 수행 중이다.

2004년과 2007년, 2008년 무려 세 차례나 오른쪽 팔꿈치에 메스를 대고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려 오다 모처럼 부활 찬가를 불렀다.

시속 145㎞대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전매특허인 포크볼을 앞세워 54이닝 동안 삼진 43개를 잡아내며 선전 중이다.

피안타율도 0.209로 양호한 편이다.

구위만 따지면 평균자책점이 2.83으로 같은 오카모토보다 낫다는 평가도 줄을 잇는다.

2003년 마무리투수로 뛰며 12세이브를 올렸던 당시 전성기 기량을 되찾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팔꿈치와 어깨를 차례로 수술했던 박준수도 역경을 딛고 넥센 계투진의 보배로 자리 잡았다.

슬라이더와 사이드암 투수로는 빠른 140㎞ 중반 직구, 체인지업을 앞세워 박준수는 26경기에서 1승2패 5홀드, 평균자책점 1.84로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2006년 38세이브나 올리며 현대 유니콘스의 뒷문을 확실히 잠갔던 노하우를 4년 만에 발휘하고 있다.

29⅓이닝을 던진 동안 삼진은 18개밖에 못 잡았지만 피안타율이 0.196에 불과할 정도로 맞혀 잡는데 일가견을 보인다.

지난해 정리대상에서 백조로 변신한 박정진도 '흙속의 진주'다.

한화 선발진을 '괴물' 류현진이 지킨다면 뒷문은 박정진이 틀어막는다.

박정진은 팀에서 가장 많은 46경기에 등판, 2승4패 6세이브, 6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3.32로 불펜 투수로는 높은 편이나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으로 이를 상쇄한다.

박정진은 65이닝을 던지면서 삼진을 68개나 낚았다.

1999년 한화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14승1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16으로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선수 인생 벼랑에 몰리면서 환골탈태한 경우다.

피안타율 0.206으로 선방 중인 박정진은 3승3패 7세이브를 올린 양훈과 함께 좌우 더블 스토퍼로 맹활약하면서 시름에 지친 한대화 감독도 엷은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