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의 국내 출시가 연기되면서 통신 3사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구나 출시 연기 이유에 대한 애플과 KT 측의 설명이 매끄럽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되는데다, 아이폰4의 수신 결함 논란의 여파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애플의 애프터서비스 정책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높다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도 이어졌다.

아이폰4가 코너에 몰린 셈이다.

그렇다고 이 같은 변수가 아이폰4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충성도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내 통신망 환경상 수신 결함 문제는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선 KT의 표정은 다급해졌다.

대외적으로는 "아이폰4의 기대감은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대기 수요 일부를 갤럭시S 등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구나 아이폰4의 출시 전까지 KT 매장에서 내놓을 스마트폰 라인업도 SK텔레콤보다 빈약하다.

현재 라인업은 구글의 넥서스원과 여성 특화폰인 스카이의 이자르다.

넥서스원이 현재 유일한 대중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스마트폰인 셈이다.

이 때문에 KT는 아이폰4 공백을 넥서스원으로 일부분이라도 메울 수밖에 없다.

넥서스원은 지난 1월 출시되면서 운영체제와 하드웨어가 가장 최적화된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호평과 기대를 받았으나, 정작 미국시장에서 기대와 달리 실적이 저조했다.

실적 부진은 성능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케팅의 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의 실험적인 온라인 직판 방식이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데다, 통신사가 구글을 견제해 넥서스원을 적극적으로 밀지 않은 까닭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KT가 넥서스원 판촉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국내 시장의 성적표는 달라질 수 있다.

대리점에서의 판매 가격이 갤럭시S 등의 반값인 15만원 정도인 점도 강점이다.

그렇다고 넥서스원으로 각 제조사의 주력 안드로이드폰으로 무장한 SK텔레콤의 공세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텔레콤은 최근 표정 관리에 바쁘다.

아이폰4가 출시되기 전까지 갤럭시S 등을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갤럭시S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국내 시장 단말기 판매 신기록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는 갤럭시S는 20일에는 개통 40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에 공급한 갤럭시S는 5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팬택계열 스카이의 야심작 베가도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이밖에 소니 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 HTC의 디자이어 등의 라인업도 뒤를 받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 같은 상황은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갤럭시S의 LG유플러스 모델인 갤럭시U가 출시되는 상황에서, 일단 아이폰4라는 강자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시장은 차별화되지만, 아이폰4에 대한 안티 공세와 출시 연기로 지친 대기수요자들이 안드로이드폰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시장이 생태계적으로 차별화되고,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