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 12년 만의 폭우로 190여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유럽에선 40도에 가까운 불볕더위로 사망률이 급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페루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는 때아닌 기습 한파가 몰아쳐 노숙인 등 8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20일 AF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는 이달 들어 최소한 80명이 저체온증으로 동사했다. 현지 언론인 EFE통신은 "희생자 대다수는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인과 빈농들로 노인과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EFE통신은 "아르헨티나 중부 지역과 우루과이에 걸쳐 형성된 차가운 고기압 전선 때문에 칠레,파라과이,페루 등 남미 지역 전반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럽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일은 지난 주말 수도 베를린과 일부 지역의 수은주가 올 들어 가장 높은 38도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에어컨이 고장난 철도에 탔던 승객 9명이 50도까지 올라간 찜통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입원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영국도 지난 9일 일부 지역의 기온이 31.7도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영국 보건국(HPA) 관계자는 "최근 2주 사이 사망자 수가 평소보다 수백명이나 더 많았다"며 "더위가 사망자 증가의 한 원인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지역도 이상기후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에선 열대성 저기압과 2호 태풍 꼰선의 영향으로 이달 중순 이후 며칠째 양쯔강 일대에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이번 폭우로 중국에선 19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폭염으로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되는 등 더위와의 전쟁에 나선 상황이다. 기상청은 20일 낮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넘어서자 서울과 경기,강원 영서 중부와 북부 일대,남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 현상과 열대해양성 공기덩어리의 영향 등으로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관우/임현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