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용에 탈락한 판사와 법무관 출신 변호사가 만든 미니 법률사무소가 국내 법률시장을 휘어잡는 `일등 로펌'으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국내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중 가장 많은 전문 인력을 보유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탄생과 성장의 비밀을 다룬 단행본 `김앤장 이야기(저자 김진원)'가 최근 출간됐다.

김앤장은 신민당사 농성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장수길 판사가 재임용에 탈락한 뒤 서울대 법대 동기인 김영무 변호사와 함께 `법률시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하면서 태동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법률 전문잡지 `리걸타임즈'의 편집장인 저자는 김앤장의 성공 비결 가운데 인재에 대해 유난히 남달랐던 투자에 주목한다.

김앤장은 해외여행조차 낯설었던 1980년대 초반부터 국외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소속 변호사에게 1∼2년의 연수를 꾸준히 실시해왔다.

연수에 들이는 만만찮은 비용과 학업 기간에는 업무에서 빠지는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무모한 시도처럼 보이기까지 했지만, 연수를 다녀온 김앤장의 맨파워는 최강의 전문가 집단으로 변신해 조직의 배려에 보답했다.

저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건설장비 사업분야를 49억 달러에 인수하도록 거래를 성사시킨 사례를 들면서 김앤장이 한국 경제 성장과 더불어 인수합병(M&A) 등 전문 분야를 개척해왔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책은 김앤장 구성원이 다룬 주요 사건을 생생하게 소개하면서 법률 시장 개방에 직면해 김앤장을 비롯한 국내 로펌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지 실마리를 제공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