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프로야구에 데뷔하자마자 정상급 타자로 자리를 굳힌 김태균(28.지바 롯데)이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넘보는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균은 7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계속된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인터리그 방문경기에서 일본 진출 후 첫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단숨에 4타점을 쓸어 담았다.

"피로가 쌓여 타격감도 몸 상태도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지만 찬스에서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김태균은 지난달 중순 이후 타격감이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6경기에 홈런 3방을 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켰다.

타점도 6경기에서 단숨에 11타점이나 올렸다.

김태균은 지바 롯데가 속한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 양 리그를 통틀어 7일 현재 타점 1위(59개)를 달리고 있으며 홈런도 퍼시픽리그 2위(15개)로 MVP를 향해 순항 중이다.

선배 이승엽(요미우리)도 일본에서 이루지 못한 MVP의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태균은 2001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9년간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었지만 MVP로 뽑혔던 적은 없다.

지난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몰아치기에 나선 김태균은 퍼시픽리그 타점과 홈런 1위를 달리던 호세 오티스(소프트뱅크)로부터 지난달 타점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오티스는 이날 현재 타점이 51개로 김태균보다 8개나 적다.

홈런도 오티스(17개)에게 불과 2개 뒤졌다.

정규리그 경기의 41%(59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훌륭한 중간 성적이다.

김태균이 이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 시즌 107타점에 37개의 홈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1월 일본으로 출국할 때 "80∼90타점 정도 올려 4번 타자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목표는 시즌 중후반쯤이면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타점과 홈런뿐 아니라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일본 야구 정상급 타자임을 일본 야구팬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정교한 타격으로 타율도 3할대(0.292)에 근접해 오티스(타율 0.276)를 크게 앞섰다.

결승타도 리그 3위(7개)이며 장타율은 0.527로 퍼시픽리그 5위에 올라 있다.

출루율도 12위(0.371)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김태균의 활약에 힘입은 지바 롯데가 리그 2위로 세이부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도 MVP 싸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년간 최대 7억엔을 받고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태균은 세이부와 개막 3연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허를 찌르는 세이부 투수들의 볼 배합에 1차전과 2차전 두 번째 타석까지 6연타석 삼진을 당하는 등 3경기에서 13타수1안타, 삼진 7개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긴 슬럼프에 빠질 법했지만, 낙천적인 성격으로 극복했다.

타격 각 부문 정상에 오른 김태균은 지난 3일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 운영위원회가 밝힌 올스타전 팬 투표 중간 집계 1차 발표에서 퍼시픽리그 1루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위에 배에 가까운 압도적인 표차로 1위에 올라 김태균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극심한 슬럼프 등 이변이 없는 한 무난하게 올스타에 뽑힐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이 팬 투표를 통해 올스타에 뽑히면 한국 선수로는 지난해 임창용(야쿠르트)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김태균이 올스타를 넘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 MVP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