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여배우이자 모델인 루스 포드가 최근 타계하면서 초호화 아파트 등 840만달러 상당의 유산을 네팔 출신의 순박한 50대 집사에게 전액 상속해 화제가 되고 있다.

벼락부자가 된 주인공은 네팔 카트만두 외곽의 빈민가 출신으로 지난해 겨우 미국 시민권을 얻은 인드라 타망(57)씨.
수십년간 정성스레 섬겨오던 포드씨가 지난해 98세를 일기로 사망하기 앞서 전 재산을 법정상속자인 친딸이나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넘기지 않고 그에게 물려준 것.
이에 따라 타망씨는 자신의 주인 포드 여사 소유로 있던 맨해튼 센트럴파크 주변의 값비싼 다코타 아파트는 물론 아파트 내부에 걸려있던 러시아의 초현실주의 화가 파벨 첼리체프의 유명 작품 등 많은 재산을 하루 아침에 얻게 됐다.

지난 수년간 포드 여사의 거실에 걸려있던 초상화는 최근 소더비 경매에서 거의 100만달러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타망씨는 또 침실이 3개나 딸려있는 다코타 아파트외에 포드 여사의 오빠인 찰스 헨리 포드가 한때 살았던 건물에 있는 1실형 아파트도 함께 물려받았다.

하지만 상속과 함께 거액의 세금청구서를 받게 되는 타망은 어쩔 수 없이 초호화 다코타 아파트를 겨우 450만달러에 매물로 내놓았다.

이 아파트는 요코 오노 등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지난 1980년에는 존 레넌이 피살된 장소로 알려졌다.

그러나 타망이 아파트를 팔게 된 또 다른 이유는 해당 건물이 주민들이 소유권을 공유하는 조합식 공동주택으로 다코타 아파트의 경우 공동주택위원회가 보수적이고도 매우 까다로운 성향을 보여 전직 집사인 그로서는 상당한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평범한 집사가 비록 상속의 형태이지만 이들 아파트중 한 채를 감히 소유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타망씨는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뉴스채널 CBS와의 인터뷰에서 하늘을 가릴 만한 지붕과 옷가지, 그리고 먹을거리만 있다면 늘 행복했을 것이라며 벼락부자의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1974년 포드 여사의 오빠인 찰스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온 타망씨는 주인이 거액의 유산을 남긴 데 대해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고 단언하면서 엄청난 부를 얻은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타망씨는 "나로서는 포드씨가 제2의 가족으로, 그들도 나를 한 가족으로 여겼다"라면서 "나는 그들의 후의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며,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포드 여사의 친딸인 셸리 스콧은 유언장의 일부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변호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도 최근 타망씨로 인해 행복하다며 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냈다.

(서울=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