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은 올 들어 수 차례 독일 출장을 다녀왔다. 다음 달 1일 뉴 5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5시리즈 사전계약 대수가 2000여 대에 달하는데다 소형차 X1도 없어서 못팔 정도"라며 "물량 확보가 관건이지만 올해 판매대수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작년 총 9652대를 팔아 수입차 중 1위를 차지했으며,올해 1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수입차 업체들이 잇따라 판매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높여잡고 있다. 물량확보 '전쟁'에 나서야 할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어서다. 볼보 코리아는 올해 목표대수를 이미 상향 조정했다. 김철호 사장은 "본사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고 신차 출시효과도 기대돼 1800대로 잡았던 당초 목표를 2000대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인기 해치백인 골프를 타려면 지금 계약해도 3~4개월 기다려야 한다. 포드 중형 세단인 토러스 역시 대기 고객 수가 700명 이상이다. 엄진환 닛산 코리아 이사는 "가격을 낮춘 중형 세단 알티마의 신형 모델이 가장 인기"라며 "연말까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000여 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작년 경제위기 상황에서 감산 체제로 전환했는데,갑자기 경기가 풀리면서 각국 수요를 다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계약이 늘어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