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월 무역적자 80억달러 이를 것"

중국 총리와 인민은행 총재가 미국의 위안 환율 압박에 대한 거부감을 거듭 표명하면서도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잇따라 촉구해 주목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1~22일 중국개발포럼(CDF)에 참석한 외국 기업인 60명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오는 5월 개최될 미국과의 고위급 전략경제대화에서 문제를 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현지매체들이 23일 보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돌이켜 보건대 중.미 양국은 갈등과 차이를 하나씩 해결해왔고 (그런 결과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더 가까워져 왔다"면서 "이번 중.미 전략경제대화는 양국에 모두 매우 중요하며 갈등과 문제를 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지난해 7월 워싱턴에서 첫 개최됐으며 이번에는 5월중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예정이다.

원 총리는 그러면서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환영하며 앞으로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의 위안화 환율 절상 요구가 거세지면서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화해 제스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원 총리는 이어 "세계경제가 회복되는 표시가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 요인을 보면 회복이 부드럽지는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면서 일부 국가의 높은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을 언급했다.

그는 대화과정에서 모건 스탠리 아시아의 스티븐 로우치 회장이 무역갈등과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자 "무역과 환율 전쟁을 할 경우 세계경제 회복에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모든 나라와 기업이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총리는 특히 포드의 앨런 물랄리, 리오 틴토의 토머스 알바니즈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중 간에 "환율 및 무역 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기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위안화 환율 절상요구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원 총리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무역흑자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틀린 얘기"라면서 "3월에 중국의 무역적자가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월별 무역적자를 기록하기는 2004년 4월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이 맹목적으로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아왔다"면서 "국제수지의 근본적인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 경제와 관련, "(세계경제위기 이후) 경제발전방식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으며 이를 긴급하게 추진해갈 것"이라면서 "수출에서 내수로 경제구조를 바꾸고 도시와 농촌의 갭을 줄이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1∼22일 비공개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22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미주개발은행(IDB) 연례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환율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우는 위안 환율을 둘러싼 "지나친 소음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책은 건전한 경제 분석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도 일자리를 창출해야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