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의 인기 테마 중 하나는 자연이다. 땅덩어리 크기에 걸맞은 웅혼한 자연자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전한 관광거리다. 후난성 북서부 무릉원관광구의 장자제가 그렇다. '살아 있는 산수화'로 불리는 장자제는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산악관광명소.'사람이 태어나 장자제에 가보지 않았다면,100살이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하는 좀 과장된 표현이 따라붙는 곳이다.

# 기기묘묘한 바위봉우리 숲

장자제라는 이름은 '장씨의 마을'이란 데서 유래했다. 한 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책사 장량(張良)이 터를 잡은 곳이란 뜻이 담겨 있다.

장자제는 장자제국가삼림공원,천자산자연보호구,삭계욕자연보호구 등 세 곳을 아우르는 무릉원관광구의 중심.원자제,금편계곡,황석채 등의 명소가 자리해 있다. 원자제 풍경이 제일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원자제 관광은 관광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으로 시작한다. 326m를 수직으로 서 있는 백룡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올라간 뒤 기기묘묘한 바위봉우리 주변을 걸으며 풍경을 감상한다.

우뚝우뚝 솟은 바위봉우리들이 혼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미혼대 앞에서는 어느새 자연에 동화돼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허리춤에 구름이 걸린 바위봉우리 무리와 봉우리 꼭대기의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이 한폭의 근사한 수묵화를 펼쳐 보인다.

천하제일교가 걸작이다. 천하제일교는 10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지각 변동과 기후의 영향으로 형성된 천연 돌다리.20m 정도 떨어져 300m 높이로 마주한 두 바위봉우리 꼭대기가 다리를 놓은 듯 연결돼 있다. 꼭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 같다. 천하제일교에 이르는 좁은 길가엔 사랑의 글귀를 적어 놓은 자물쇠가 무수히 달려 있다. 두 개의 바위봉우리가 사랑을 나누듯 둘 사이의 사랑이 영원히 변하지 않기를 기원하는 증표들이다. 장자제에서는 황석채에도 올라야 한다. 황석채는 책사 장량의 스승인 황석도인이 도를 닦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해발 1020m 높이에서의 전망이 특히 시원스럽다.

# 산정호수 유람과 동굴여행

황석채에서 동쪽으로 7㎞가량 금편계곡이 형성돼 있다. 한번 걸으면 10년이나 젊어진다고 해서 신선계곡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300m 높이로 솟은 금편암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얽혀 있는 바위절벽의 호위를 받으며 걷는 맛이 좋다.

천자산에도 올라보자.천자산은 무릉원관광구에서 가장 늦게 개발된 풍경구다. 셔틀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오르다 보면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한다. 2㎞ 이상을 케이블카로 7분가량 오르는데,케이블카 유리창 밑으로 보이는 웅장한 산세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흙이 없는 바위봉우리 위에 소나무가 자라서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것 같은 어필봉이 최고의 관람 포인트.고대 중국 황제들이 쓰던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곳이라는 전설이 전한다. 바위봉우리 숲이 파도치는 바다를 연상케 한다는 '서해',꽃바구니를 든 선녀가 꽃을 뿌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선녀헌화'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천문산은 장자제의 최고봉.천자산과 마찬가지로 케이블카가 놓여 있다. 시내에서부터 이어진 7.45㎞ 구간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데만 35분이 걸린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99굽이를 돌아 올라간 뒤 999개의 가파른 계단도 올라야 천문산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천문산은 특히 험한 산세가 매력적이다. 정상에 '천문동'이라고 하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삭계욕보호구의 십리화랑은 계곡의 풍광이 한폭의 그림과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약초 캐는 노인 · 자매 · 가족 등의 바위들이 유명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 TIP

하나투어리스트(1577-1212)는 중국 후난성 장자제와 원자제,천문산의 봄 풍경을 즐기는 '무릉도원 5일/6일' 상품을 선보였다.
동방항공을 이용해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로 날아간다. 창사 관광을 한 뒤 전용버스를 타고 장자제로 이동한다. 장자제에서 버스에 올라 백장협을 구경하고 보봉호,천자산자연보호구,원자제풍경구,천문산 등 장자제의 비경을 두루 살핀다. 천문산 왕복 케이블카가 포함돼 있다.

또 천자산 케이블카(편도),백룡 엘리베이터,십리화랑 모노레일 등도 추가 비용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상강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상강유람선도 탄다. 전 일정 4성급 호텔에 숙박한다.

현지식과 한식을 골고루 제공한다. 매주 월·수·금·토요일 출발한다. 1인당 59만9000원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