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 축제에 대한 구조조정에 본격 나서고 있다. 1회성 이벤트 성격이 강하거나 주민 참여가 적은 축제를 줄이거나 통폐합하는 형태다. 소모성 축제를 정리해 마련한 재원을 지역 일자리 창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해 125개에 달했던 도 내 축제를 올해 93개로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는 매년 2억원씩 지원해온 여주 이천 광주 등 3개 시 · 군의 도자기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키로 했다. 또 2년마다 열리는 세계 도자비엔날레축제도 내년에는 지원 예산을 83억원에서 4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절감한 150억원가량의 예산은 도 내 일자리 창출에 활용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초대 가수 숫자를 줄이는 등 시 · 군마다 축제예산 절감을 위해 다양한 묘책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해양축제,월미음악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중국의 날 축제,오페라 페스티벌 등 5대 축제를 올해부터 '펜타포트 페스티벌'로 합치기로 했다. 장르만 다를뿐 내용적으로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비판 여론과 정부의 축제 구조조정 방침을 수용했다. 대신 통합 축제로 오는 7월 말께 개최할 예정인 '펜타포트 페스티벌'은 국악,오페라,연극,록,뮤지컬 등 기존 축제의 5개 장르를 망라해 예술성 높은 축제로 격을 높이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해까지 매년 7000만원씩 지원해 왔던 부평 풍물축제 예산을 올해는 중단키로 했다.

부산시는 부산 바다축제와 성격이 유사한 송도 바다축제 및 송정 해변축제,부산 해맞이축제와 겹치는 송정 해맞이축제 및 기장 해맞이축제를 과감하게 통폐합하기로 했다. 기장 미역다시마축제는 기장 멸치축제에 통합하기로 했으며 청학2동 벚꽃축제와 풍어제는 1회성 행사라고 보고 아예 없애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와 반대로 축제를 더 늘리겠다는 지자체들도 있다. 지역 특성 등을 감안할 때 관광서비스업의 일종인 축제는 많으면 많을수록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4월부터 11월까지 임자도 튤립,흑산도 홍어,지도 병어,압해도 낙지,비금 시금치 등 8개 지역 특산물축제를 개최할 예정인 전남 신안군은 6월 26일부터 이틀간 임자도 깡다리(황석어)축제를 새로 열기로 했다. 전북도는 새만금 방조제 도로 개통을 기념해 다음 달 하순께 새만금 깃발축제를 준비 중이다. 5월 5일부터 4일간 거북선축제를 여는 전남 여수시는 같은 기간 세계 불꽃경연대회도 개최해 예산낭비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축제는 여수시를 비롯한 전라도의 성장동력이며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축제 등을 통해 많이 알려야 한다"며 "축제를 인위적으로 줄이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인천=김인완/부산=김태현/수원=김병일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