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세종시 토론이 진전됨에 따라 수정안 관철을 위한 여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친이(친이명박) 주류측은 토론 종료 후 당론 변경 절차에 착수할 태세를 갖추고 있고, 정부 역시 내달 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3월 둘째 주 국회에 세종시 수정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따라서 세종시 수정안 관철을 위한 주류 진영의 막판 여론전이 대대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 관철에 천착하는 모양새여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낮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당직자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앞으로 남은 임기 3년간 긴밀한 당.청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사안을 놓고, 정책을 두고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만 어떤 정책도 나라를 사랑한다는 마음에 중심을 놓고 해결한다면 정치가 해결할 수 없는 게 뭐가 있겠느냐"며 "정치는 모든 것을 녹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근 세종시 토론에서 빚어진 계파간 감정싸움 양상을 의식한 듯 "결과적으로 더욱 단단한 한나라당이 돼야 한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며 "가슴에 맺히는 말은 적게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언급은 세종시 추진을 위해 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당내 계파간 감정대립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국무위원 및 수석비서관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지난 2년간의 노고를 격려한다.

정치권의 세종시 격랑 속에서 내각과 참모진의 심기일전을 당부하는 자리로도 비친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올들어 부쩍 세종시 행보를 늘려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성헌 의원을 비롯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등을 만나 "박근혜 전 대표는 왜 세종시를 반대하느냐. 대통령은 후임 대통령을 만들 수는 없지만, 안 되게 할 수 있다"며 세종시 수정안 설득에 나선 바 있다.

세종시 수정론자인 김 전 대통령은 25일 오전에는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초청강연에 참석, "직접 국민의 뜻을 물어보는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투표론을 공식 제기했다.

김 전 대통령은 26일 오후 여의도 한 호텔에서 한나라당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초청 만찬에 참석, `2010년 나의 소망'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세종시 수정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세종시 수정에 총대를 멘 정운찬 국무총리도 지난 1일에 이어 20여일만인 이날 세종시 민관합동위 회의를 주재, 최근 세종시 수정안 지지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