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설에 이어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최악의 한파가 몰아친 6일 경기북부지역은 '꽁꽁' 얼어붙었다.

전철 출입문이 얼면서 지연 운행되고 승용차가 고장 나 빙판으로 변한 도로 한 가운데 멈춰서며 사흘째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길거리엔 행인들의 발길이 뜸해진 가운데 수도계량기가 터지는가 하면 병원에는 감기 환자들이 줄을 잇고 농민들은 행여 정성스레 가꾸고 키운 채소와 가축이 피해를 입을까 노심초사했다.

이날 파주시 문산읍의 아침 최저기온은 1981년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영하 25.9도를 기록하는 등 경기북부지역 대부분이 영하 20도를 밑도는 최악의 혹한이 맹위를 떨쳤다.

자가용 출근을 포기한 시민들이 전철역으로 몰리면서 의정부역의 경우 승객이 평소보다 두 배로 늘었으며 일부 열차는 출입문이 얼어 승강장에서 직원들이 일일이 여느라 10∼20분 지연 운행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오전 9시20분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방향 일산IC 부근에서 승용차 1대가 주행 도중 갑자기 고장 나 멈춰서고 의정부와 포천을 연결하는 축석고개에서는 빙판이 된 도로 한복판에 시동이 꺼진 차들이 멈춰서는가 하면 느림보 운행이 이어지는 등 곳곳에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수도 계량기 동파사고도 속출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5일 오후와 6일 오전 사이에 경기북부지역에서는 모두 47건이 신고됐다.

감기 환자도 속출해 의정부성모병원에는 최근 10명의 환자가 입원했고 동네 병.의원에도 평소보다 20% 가량 환자가 늘었다.

농민들의 일손도 바빠졌다.

파주지역 농민들은 새벽부터 마스크와 장갑으로 중무장을 한 채 삼삼오오 축사와 비닐하우스 등에서 보온시설을 점검했다.

문산읍에서 가축농장을 운영하는 윤종찬(52)씨는 아침 일찍부터 축사에 나가 추위에 떨고 있는 돼지들을 일일이 돌봤다.

조리읍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문우봉(53)씨는 "5일마다 수확하던 토마토를 7일에 한번 하고 있다"며 "더 늦어지지 않도록 아침 일찍부터 나와 보온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 덕이동 주택가에서는 먹잇감을 찾지 못한 고라니 1마리가 인근 야산에서 내려와 주민들이 119구조대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날 직장인들이 외출을 포기해 낮에도 거리와 식당 등은 하루종일 한산했다.

경기도 제2청에서 근무하는 남우현(30.여)씨는 "동료들과 오랜만에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춥다'는 의견이 많아 구내 식당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민정(31)씨는 "아침에 일기예보를 듣고 영하 20도라는 말에 아이를 유치원 보내지 않았다"며 "날이 풀리지 않으면 유치원에 계속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최우정 기자 kyoon@yna.co.krfriendshi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