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덜 붐비고 도로교통량은 확 줄어
구두 대신 운동화 신고 출근

4일 쏟아진 눈이 도로에 얼어붙은 데다 5일 새벽부터 서울 곳곳에 다시 산발적으로 눈발이 흩날리면서 시민들은 대부분 자가용 승용차를 두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길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 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량은 평소보다 크게 줄었으나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차량은 시속 30㎞전후로 서행하고 있다.

택시기사 김상호(63)씨는 "올림픽대로에서 눈더미에 차가 걸려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때마침 주변에 있던 경찰의 도움으로 해결했다"며 "어제는 아예 택시를 몰 엄두를 못냈지만 이틀 연속 일을 안 할 수 없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퇴계로와 을지로 등 도심 주요도로와 강남대로, 테헤란로 등 강남권 주요도로의 경우 비교적 제설작업이 잘 이뤄진 상태이지만 교통대란을 예상한 운전자들이 승용차 운전을 자제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4일 출근길에 인파에 휩쓸린 여성 2명이 실신할 정도로 많은 이용객이 몰렸던 지하철은 본격적인 출근시간이 다가오면서 이용객 수가 늘고 있으나 전날과 같은 혼잡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교통대란을 예상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면서 출근시간대가 분산됐고 전일처럼 폭설로 전동차에 전기공급이 중단되거나 일부 전동차가 고장을 일으키는 사태가 빚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지상구간을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1호선 전철의 일부 차량은 추위 탓에 출입문이 얼어버려 정차할 때마다 출입문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서 운행이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또 눈더미에 발이 빠질 경우를 대비해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출근한 시민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오전 6시께 정부과천청사행 4호선 열차 안 승객 28명 중 23명이 운동화와 등산화를 신고 있었다.

오전 7시30분께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만난 회사원 이정섭(29)씨는 "분당 죽전역에서 지하철을 타서 안국역까지 오는데 1시간15분 정도 걸렸다"며 "어제 2시간30분동안 버스를 타고 출근한 데 비하면 사정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함께 비상근무인력 4만8천316명과 제설장비 1천558대를 동원해 밤새 제설작업을 벌였으며 4일 오전부터 5일 오전 5시까지 모두 5천531t의 제설제를 주요 도로에 뿌렸다.

또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집중배차하는 시간을 평소 오전 7~9시에서 7~10시로, 퇴근 시간대는 오후 6~8시에서 6~9시로 확대했으며 시내버스도 280개 노선 530대를 증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