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차 대회 때보다 자신감이 떨어졌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좋은 경험을 했다"

아쉽게 기대했던 3개 대회 200점대 유지에는 실패했지만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7개 대회 우승을 달성한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표정은 언제나 그렇듯 밝았다.

김연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1980링크에서 막을 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총점 187.98점을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공식 인터뷰에서 "첫 번째 점프부터 흔들려서 끝까지 마무리를 잘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1차 대회 때보다 자신감과 컨디션이 떨어졌다"라며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배웠다.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 직전 스케이트 부츠의 끈을 다시 묶은 것에 대해 "끈이 좀 헐렁하게 묶여서 고쳐맸다. 그런 세세한 일에 신경을 썼던 게 아마도 긴장을 많이 해서 그랬던 것 같다"라며 "그런 이유들이 모여서 연기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긴장하게 된 원인을 묻자 "우선 지난 1차 대회 때 성적이 너무 좋아서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최고점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됐다"라며 "게다가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신기록을 세우다 보니 팬들의 기대감이 더 커지면서 부담을 가졌다"라고 대답했다.

김연아는 이어 "체력적으로도 부족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좀 피곤함을 느꼈다"라며 "오늘 아침부터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하기에 몸이 많이 무거웠다. 몸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누구라도 항상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는 없다. 완벽한 경기는 연습에서조차 쉽지 않다"라며 "점수 부담은 한쪽으로 미뤄놓고 내 프로그램에만 집중하고 싶지만 솔직히 팬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이번 시즌 남은 대회에선 점수를 생각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연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경기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 대해 "올림픽 시즌이라서 팬들의 기대가 더 커져서 힘들 것 같기도 하지만 연습만 완벽하게 하면 된다. 완벽한 연습이 점수와 우승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밝혔다.

(레이크플래시드<미국 뉴욕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