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보너스 지급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가 "은행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의 일(God's work)'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블랭크페인 CEO는 8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은행은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부가 창출된다"고 전제,"이는 결국 사람들에게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골드만삭스의 영업활동이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대출보다는 주로 트레이딩과 신용거래 등 투자은행 부문에서 이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상당한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지난 3분기 32억달러의 순이익을 낸 골드만삭스는 올해 임직원들에게 현금과 주식 형태로 총 200억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블랭크페인 CEO는 최근 월가의 고액 보너스 지급과 관련해 "은행의 수익과 보너스는 세계경제가 회복하고 있는 신호"라고 주장하는 등 일반인들의 정서와 배치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은행의 행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내가 손목을 그으면 사람들이 환호할 것이란 점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경쟁지인 텔레그래프는 "블랭크페인 CEO의 '신의 일' 발언은 인터뷰 중 튀어나온 농담"이라며 "단독 보도라는 사실에 흥분한 선데이타임스 측이 원래 맥락을 왜곡한 제목을 뽑았다"고 옹호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