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IT(정보기술)와 자동차같은 증시 주도주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의 대표적 수혜주인 데다 업황 회복세가 겹쳐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환율 하락과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IT와 자동차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철강 대표주 포스코가 주도주의 빈자리를 채울 종목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의 수혜주라는 점을 첫 번째 근거로 꼽는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수입량이 많아 환율이 달러당 10원 하락하면 포스코의 연간 순이익이 200억원 증가한다"며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포스코의 수혜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업 대신증권 기업분석부장도 "원화 강세가 IT와 자동차엔 부담이 되지만,포스코엔 호재라서 매수세가 이어지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황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 연구원은 "철강업황이 지난 1분기에 부진했다가 2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뒤 9월 이후 회복세가 약해졌지만 최근 다시 강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포스코의 4분기 영업이익(본사기준)도 1조6000억원을 넘어서고,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1조6113억원으로 3분기(1조177억원)에 비해 58.33% 급증할 전망이다. 매출과 순이익도 3분기보다 각각 4.90%와 22.9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의 철강제품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것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철광석의 국제가격이 오르자,중국 철강회사들이 원가 부담이 커져 철강제품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 인도에 제철소를 착공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란 점도 중 · 장기 호재라는 평가다.

다만 여러 기업들의 기업인수 · 합병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부담요인이란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는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지만,그 밖의 기업들에 대한 M&A는 주가에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직전 거래일에 4.18% 급등한 데 이어 이날 1.91% 오른 53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