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2년이 지난 서울 강남권 신축 재건축 단지에 '미등기 사기 매물'이 떠돌아다니고 있어 투자주의가 요구된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 3단지 재건축인 '잠실 트리지움'에 미등기 사기 매물이 잇따라 등장,수요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미등기 매물 거래를 부추기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은 "강남권 신축 재건축단지에는 최근 건설업체가 조합으로부터 공사비 대신 받은 이른바 '공사대물'이 많이 있는데,이들 물건은 등기가 안돼 있어서 시세의 절반에 살 수 있다"며 수요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잠실 트리지움 단지 상가 내 A공인중개는 "지난 2주 새 시세가 10억원 선인 110㎡(33평)를 5억원에 판다는 기획 부동산업자들이 세 차례나 다녀갔다"며 "이들에게 매입 의사를 밝히고 등기 서류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사기단이 분양 당시 미분양 물건을 판다고 사기를 치고 있지만,실제 미분양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며 "이들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현지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시세보다 휠씬 저렴한 잠실 트리지움 물건이 있다고해서 가봤더니 등기가 안 된 물건이었다"며 "끝내 등기 서류를 보여주지 않아 투자를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미등기 물건 거래 유혹이 통하는 이유는 신축 아파트 단지의 일부 입주자들 가운데는 개인 사정으로 등기를 하지 않고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인근 B공인중개는 "집값보다 빚이 더 많거나 개인 사정 때문에 등기를 하지 않고 거주하는 세대수가 전체 3996세대 중 20여채는 된다"고 전했다. 사기단의 매매권유를 받았던 김모씨(41)는 "미등기 세대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이들 사례를 사기단이 이용하는 것 같다"며 "멀쩡히 등기된 아파트를 매입하라는 연락을 받은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미등기 아파트는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이를 매입했을 경우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