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룸살롱 등 유흥업소 건물과 안마시술소 같은 윤락업소 빌딩이 줄줄이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로 손님이 크게 줄어들면서 부채를 갚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는 재갤발사업 대상에 포함되면서 문을 닫게 돼 경매에 넘겨지고 있다.

16일 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 앞 용산구 한강로2가 393의 1에 있는 성매매 업소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이날 처음 경매에 부쳐졌다. 토지 77㎡와 건물 47㎡로 이뤄졌으며 감정가는 29억9587만원이다. 건물은 1965년에 완공돼 사용가치가 거의 없어 감정가의 99.6%가 땅값이다. 감정가로만 보면 땅값이 3.3㎡(1평)당 1억2800만원을 넘는다. 가격조건 때문인지 감정가 이상 매입금액을 써내야 하는 1차 경매에서는 유찰돼 다음 달 다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집창촌 내 성매매 업소가 경매시장에 나온 것은 처음 본다"며 "불경기에 따른 이용객 감소도 영향이 있겠고 재개발을 위한 철거작업이 예정된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됐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경매에 나온 성매매 업소는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재개발 예정인 용산역 전면 3구역에 편입된 상태다. 경매에서 낙찰을 받으면 재개발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지난 5월28일에는 서울의 대표적 유흥가인 중구 북창동에 위치한 룸살롱이 경매로 팔렸다. 이 룸살롱은 토지 272㎡,건물 854㎡ 규모로 네 차례의 유찰 끝에 감정가(60억9654만원)의 46.3%인 28억2250만원에 매각됐다. 마지막 입찰에서는 무려 11명이 몰렸으며 최저 입찰가(24억9714만원)보다 3억원 이상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이에 앞서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4층짜리 상가(연면적 2519㎡)도 지난 3월 경매시장에서 낙찰됐다.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모텔로 구성된 이 상가는 수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81억1900만원)의 41%인 33억2200만원에 팔렸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업단지 인근 상업지역에서는 'S관광디스코나이트 룸비지니스클럽'의 경매가 진행 중이다. 연면적 1953㎡ 규모로 두 개층에 30개의 방이 들어서 있으며,댄스홀과 무대 등을 갖추고 있다. 감정가는 52억원이었지만 지난달 유찰돼 다음 경매에서는 41억6000만원부터 입찰이 진행된다.

안마시술소도 법원경매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안마시술소는 지난달 유찰됐다가 16일 다시 20억7500만원에 경매에 부쳐졌다. 감정가는 25억9300만원이다. 이 안마시술소는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현재는 법원이 경매정지 명령을 내려 입찰이 보류된 상태다.

강 팀장은 "향락업소 등 위락시설이 경매에 대거 등장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개인과 기업의 유흥비 지출이 크게 준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고가의 향락시설은 세입자들을 내보내기가 쉽지 않아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낮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