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의 어려움 속에 고용기회를 잃은 미국의 경영대학원(MBA) 출신들이 조기 창업에 나서고 있다.

구직난을 겪는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졸업 직후, 또는 재학 중이라도 적극적으로 창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지난 달 졸업한 마이애미대 MBA 석사 린지 지오바키노는 독립 음반회사 `버닝 텅 퍼블리싱 컴퍼니'를 스스로 차렸다.

음반 제작 및 배포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는 구상 하에 마이애미에 스튜디오를 둔 친구의 도움을 얻었으며, 가족과 친지, 음악인들로부터 투자자금도 모았다.

현재 자신의 데뷔 앨범은 물론, 슬로베니아 출신 밴드 및 이탈리아 록그룹의 앨범을 제작하는 단계에 이미 들어간 상태다.

지오바키노는 "당분간 돈벌기를 포기해야 겠지만 적어도 하루가 끝날 때에는 미래의 성공을 꿈꾼다"고 말했다.

지오바키노와 같은 사례는 하버드대 MBA에서 뉴욕대 스턴 MBA에 이르기까지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최근의 풍속도다.

물론 창업하기에 현 시기는 최악이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벤처캐피탈의 창업지원 투자는 12년래 최저치인 30억달러로 곤두박질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맞아줄 적절한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 자체가 이들에겐 도전이다.

각 학교들이 기업가 정신을 독려하고 여름학기 창업활동 지원과 창업컨설팅을 늘리는 추세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라이스대에서 올해 열린 '창업안 콘테스트'에 응모한 신청자수는 예년 수준보다 40%나 늘었다.

이 콘테스트의 상금은 32만5천달러다.

2001년 이 콘테스트에 응모한 각 팀의 실제 창업 비율은 1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의 경우 69%로 급증했다.

이달 졸업하는 하버드대 MBA 출신 가운데 27명이 창업에 나선다.

뉴욕대 스턴 MBA는 창업하는 졸업예정자들에게 여러 기술적 지원을 늘려 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