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 3선의 이강래 의원이 18대 국회 2기 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돼 비주류의 `뒷심'을 과시했다.

지난해 한차례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 주류측의 견제 속에 원내 수장의 지휘봉을 거머쥔 것이다.

그의 당선은 민주당이 4.29 재보선 후 명실상부한 제1야당의 새 진로를 모색해가는 과정에서 내려진 의원들의 `전략적 선택' 측면이 많다.

지난 1년간 야성(野性) 부족 시비에 휘말렸던 원혜영 원내대표 체제에 대한 반작용이 일정부분 작용하면서 제1야당으로서 분명한 존재감을 부각시켜달라는 여론이 힘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역학구도 측면에선 비주류가 그 영향력을 입증, 당내 권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친노 386'으로 대변되는 주류측에 대한 견제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과도 무관치 않다.

당내 리더십이 주류와 비주류로 이원화하면서 `투톱'인 정세균 대표와 원내대표인 이 의원과의 관계설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고 이 의원이 온건 비주류에 속하는 만큼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종걸 의원과의 단일화를 통한 비주류 단일후보로 나온 이 의원으로선 강성 비주류의 목소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경우에 따라 긴장관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에게는 84석 소수야당의 한계를 딛으면서 대여관계를 잘 이끌어야 할 녹록지 않은 짐이 놓여 있다.

그는 `대안 있는 강한 야당'을 모토로 대여관계에서 선명성을 강조하면서도 협상을 병행하는 쪽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전략기획통', `책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고비마다 협상가의 수완을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당장 미디어법 등을 둘러싸고 격전이 예고된 6월 국회가 첫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일정한 성과를 통해 제1야당의 위상을 각인시켜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 비쳐볼 때 일단 강경 대응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는 미디어법과 관련, "여권에 기존안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며 "국민여론수렴이 안된 상황에서 표결처리는 의미가 없어 양보하기 힘들다"고 총력전을 별렀다.

계파간 갈등을 잠재우면서 당내 통합과 화합을 이뤄내는 것도 숙제이다.

당장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가 관건.
이 의원이 범 정동영계로 분류되지만 경선 과정에서 중도자 역할을 자임해온 만큼 세력간 균형추를 자처하면서 주류와의 갈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무엇보다 10%대에 정체된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 절체절명의 과제. 그는 "단순한 견제야당을 넘어 정책.대안 정당으로 면모를 일신, 수권정당으로 다가가겠다"며 연내 지지율 25% 달성을 공언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역적 역차별'을 받았던 그가 전북 출신 당 대표-원내대표 체제에 따른 호남당 논란을 희석시키면서 전국정당화 이미지를 견인해 낼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