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일 영국 런던 동부 도클랜드의 엑셀(ExCel)전시센터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해법을 찾기 위한 이번 회의에선 △금융규제 개혁 방안 △국제 금융기구 역할 강화 △조세피난처 규제 △경기부양 등을 논의하게 된다.

독일 일간지 타게스차이퉁은 이날 "G20 국가 중 한국만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프로젝트에 많은 비율로 돈을 투입하는 나라가 없다"며 "청계천의 '그린혁명'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 청정에너지 등에 집중해 한국을 친환경 경제의 선두주자를 만들고자 4년간 50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그린뉴딜'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포츠담기후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인용,"경기부양책의 80%가량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등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녹색' 정책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도 HSBC은행 보고서를 인용,"한국이 G20 국가 중 가장 친환경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회의에 앞서 참가국 정상 간 양자 회동이 잇따라 열렸다. 국제 무대에 첫 데뷔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런던에 도착,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이명박 대통령,만모한 싱 인도 총리,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등과 연쇄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G20 회의를 앞두고 지난달 31일 독일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G20이 무역장벽 설치에 반대하는 선언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보호주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럽 대륙의 반대로 추가 경기부양 조치는 의제에서 제외될 전망이지만 이를 둘러싼 신경전은 계속됐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양책에 반대하는 독일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강력한 재정지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런던은 최고 단계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수천여명의 경찰이 거리 곳곳에 배치됐고 대규모 반대 시위가 예상되는 금융중심가 시티지역 등에선 상당수 상가가 셔터를 내렸다. FT는 "구찌와 에르메스 등 명품숍은 물론 커피숍까지 과격 시위를 우려해 문을 닫았다"며 "시위대의 주 타깃이 될 은행들은 직원들에게 시위대를 자극하지 말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