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야구대표팀과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사이에서 파동을 일으킨 추신수(27)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에서는 살아날 수 있을까?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이상 없다'는 최종 소견을 들은 추신수는 1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벌어진 LA 다저스와 평가전에 지명 타자 겸 4번 타자로 출장, 볼넷 3개를 얻고 내야 땅볼 2개로 게임을 마쳤다.

전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이날은 첫 타석부터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세 차례나 1루를 밟았다.

선구안은 좋아졌으나 기다리던 안타를 때려내지 못해 타격감각은 썩 나아지지 않은 듯 했다.

추신수는 1라운드 3경기에서 7타수1안타에 머물러 빅리거의 한 방을 바랐던 팬들의 기대에 못미쳤다.

1회 WBC에서 박찬호 등 메이저리거 7인방과 4강을 일궜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번에도 빅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추신수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고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고 있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추신수도 "공은 잘 보이는데 타이밍이 늦어 파울이 자주 나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다 지난달 25일 대표팀에 합류한 추신수는 지난해 왼쪽 팔꿈치를 수술한 탓에 구단이 지정해 준 프로그램에 따라 재활에 몰두해왔다.

당장 실전에 나설 만한 몸은 아니었던 셈이다.

클리블랜드는 재활을 이유로 추신수가 외야수로 WBC에 출장할 수 있는 경기 수 등을 제한했고 이는 김인식 감독이 운용 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을 줬고 급기야 일본 도쿄에서는 수술 부위가 아닌 위쪽 근육에 통증을 호소, 다시 한번 대표팀을 긴장시켰다.

최종 진단 결과 WBC에 계속 뛸 수 있다는 구단의 지시가 내려왔으나 보직은 지명 타자로 한정됐다.

대표팀과 구단이 껄끄러운 관계가 된 사이 추신수 중간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시원한 장타와 순도 높은 타점으로 대표팀에 공헌할 생각이었으나 타격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고 2라운드에서 회생을 다짐하고 있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새로운 해결사로 자리매김한 김태균(한화)과 감각이 서서히 살아난 이대호를 빼곤 신뢰를 줄 만한 타자가 없는 형편에서 추신수가 힘을 보태지 못한다면 대표팀은 2라운드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닉스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