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감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실천하기 위한 나눔 운동이 종교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감사 · 사랑 운동'을 추진키로 한 데 이어 개신교,불교에서도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22일부터 사순 시기가 끝나는 오는 4월5일까지를 김 추기경 추모 기간으로 정해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고인의 마지막 당부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기로 했다.

사순 시기는 매년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념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25일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 전날까지 주일(일요일)을 뺀 40일 동안 천주교 신자들은 자선과 고해성사,'십자가의 길(14처) 기도' 등을 통해 예수의 부활을 기다리게 된다.

올해 사순 시기는 김 추기경의 추모 기간과 겹쳐 서울대교구 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교구의 성당에서 사순 저금통 모으기,사랑의 쌀 한줌 모으기,헌혈캠페인 등의 나눔운동이 예년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올해 사순 시기 담화에서 그리스도교의 전통적 참회행위,즉 기도 · 단식 · 자선 가운데 단식을 통한 이웃사랑을 특히 강조했다.

김삼환(명성교회) 손인웅(덕수교회) 오정현(사랑의교회)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이수영(새문안교회) 등 주요 교회 담임목사를 비롯한 개신교 지도자 125명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수입)의 5%를 내놓기로 했다.

기독교단체인 기독교사회책임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사랑나눔의 분위기를 잇고 경제위기로 인한 경제 · 사회적 고통을 범국민적 차원에서 분담하는데 교회가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교회에 내는 십일조 외에 사례비의 5%를 이웃돕기에 사용하고,교회 유지를 위한 예산을 최대한 긴축하는 대신 구제비는 대폭 늘리며,가급적 지역의 작은 교회를 통해 이웃을 돕기로 했다.

불교계에서는 '저소득 · 실직 가정을 위한 자비나눔'을 범불교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조계종 전국 교구본사 주지회의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경제위기로 인해 수많은 실직자가 발생하고 가정과 사회공동체 파괴까지 우려되고 있다"며 오는 3월27일 전국 사찰의 초하루 법회를 '경제위기 극복 1배(拜) 100원 모금 108배 기도 법회'로 열기로 결의했다.

또 부처님오신날(5월2일)을 맞아 불자 1등(燈) 1000원 기부 희망의 등달기,청년 실직자 등을 위한 '희망 · 행복 템플스테이' 실시,일자리 창출을 위한 종무원 인턴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