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야당탓 그만하라" 반박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12일 여당 원내대표로는 이례적으로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 나섰다.

법안의 조속한 상임위 상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홍 원내대표는 5분 발언에서 "96년도 국회에 들어온 이래 처음으로 오늘 5분 자유발언을 한다"면서 "여당 원내대표 자격이 아니라 국회 전체의 운영을 책임지는 운영위원장 자격으로 의원 여러분께 간곡한 말을 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실물 경기가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회에서 속도전이냐 아니냐 논쟁이 많은데, 정말 경제살리기를 하고, 서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 속도전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8대 국회 들어 5월31일부터 1월31일까지 8개월의 임기를 보냈다"면서 "그 임기를 보내면서 개원 당시 82일을 놀았고, 지난 연말연시 19일을 놀았다.

그러다 보니 석 달하고 11일, 101일을 우리는 허송세월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아침 조간을 보면 2월 들어 법안상정 건수가 `제로(0)'라고 한다.

1월6일 여야 원내대표는 모든 법안을 상정해 처리하자고 합의를 했다"면서 "거리에는 일자리가 없어 실직자가 넘쳐나고 소상공인과 자영민들이 정말로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제 우리 국회가 밤을 새워서라도 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있기 때문에 상임위가 열리지 않고, 본회의 일정이 있어 또 상임위를 못 열고 그런 식으로 하면 2월에 할 일이 없다.

또 3월 국회로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래서 의원 여러분께 간곡히 말한다"면서 "이제 모든 안건을 상정시켜 놓고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마음을 맞춰 이 난국을 헤쳐나갈 것을 거듭 당부 말씀 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이에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도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급히 신청, 홍 원내대표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서 부대표는 "경제가 나락으로 치닫고 있는데 정부 여당은 아무런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국민탓, 야당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국민을 양의 탈을 쓴 폭력집단이라고 매도하고, 국민을 때려잡으면 만사 형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 부대표는 "이런 와중에 홍 원내대표는 국회가 야당의 방해로 개점휴업 상태인양 말을 하고, 야당이 경제살리기의 발목을 잡는다고 했다"면서 "민주당이 단 한번이라도 경제살리기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부대표는 "경제살리기는 뒷전이고, 사회 갈등만 조장하는 `MB악법' 처리에만 몰두하는 게 한나라당"이라며 "이번 국회만 해도 12개 상임위와 4개 특위에서 전체회의 및 소위를 열어 법안을 심사했는데도 홍 원내대표는 마치 야당의 방해로 아무 일도 못하는 듯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부대표는 또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한나라당 정권의 속도전이 빚은 무책임의 극치를 목도했다"면서 "한나라당이 밀어붙였던 변호사시험법이 여당의 반대로 부결됐다"고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노재현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