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연일 주식 매도를 지속하던 투신권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서 주가 반등에 힘을 보탰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43억원을 순매수해 이달 6일 이후 8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오전까지만 해도 순매도였던 투신권은 낮 12시께부터 매수를 늘리며 개인의 반발 매수세를 부추겨 증시는 급락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이 지난해 11월13일(3615억원) 이후 최대 규모인 307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증시를 압박했지만 투신사들과 개인이 힘을 합쳐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지수는 하루종일 1120선 안팎에 머물다 장 막판에 상승폭을 넓혀 23.86포인트(2.15%) 뛴 1135.2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로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개선돼 차익거래 매수세가 1580억원 유입된 것도 반등을 도왔다.

투신권은 이날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모두 1조204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결산에 맞춰 펀드 수익률을 높이는 '윈도 드레싱' 등을 위해 펀드 내 주식 편입 비중을 다소 높였던 투신사들이 올 들어 다시 비중을 축소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투신사들이 전체적으로 순매도를 보이는 속에서도 사들이는 주요 종목은 강세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기 대우조선해양 삼성SDI 삼성테크윈 한진중공업 등을 포함,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동국제강을 제외한 19개 종목이 올해 주가가 올랐다. 특히 한화가 39.22% 급등한 것을 비롯 대우증권 삼성엔지니어링 우리투자증권 우리금융 SK케미칼 효성 등이 20% 넘게 상승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사들은 다음 주 발표될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과 주요 대기업의 실적 발표를 확인하고 나서 매매의 방향성을 다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