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힐

15㎝가 넘는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하이힐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디올'이나 '이브생로랑'에 비해 다소 낮은(?) 높이를 유지하던 '프라다'마저 이번 만큼은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아름답지만 거의 수직에 가까운 굽 때문에 지난 가을 밀라노에서 열렸던 2009 S/S 프라다 컬렉션에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모델들이 연거푸 넘어지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어쨌든 심심한 스타일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힐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바로 굽 모양.그리스 이오니아 양식의 기둥 같은 굽에서 아프리카 부족의 토템 인형 같은 굽까지,다가올 봄에 패셔너블한 여성들은 신발이 아니라 조각품을 고르는 심정으로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빅 이어링

백에서 슈즈로 이어지던 액세서리의 헤게모니는 내년을 기점으로 주얼리로 넘어갈 것 같다. 특히 빅 사이즈 귀고리는 이번 시즌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큰 귀고리 유행은 1980년대 스타일이 내년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는 2009년에 재발견하는 1980년대 스타일이 청바지,트레이닝복 등 캐주얼 시대로 불리던 당시의 복사판이 아니라 여성스러움이 가미된 드레스업한 스타일임을 말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