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까지 중국의 중공업 및 경공업 기업 순이익 증가율이 지난해의 7분의 1에 불과해 중국경제도 경기 침체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6일 연 매출이 500만 위안 이상 되는 공업 기업들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 늘어난 1조 4055억 위안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6.7% 증가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금융 위기로 각국이 수출과 생산을 줄이면서 올해 3분기 중국 경제가 5년 만에 가장 둔화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이종 중국 공업정보화부 장관은 "모든 산업에 걸쳐 나타난 과잉 투자와 전례 없는 원자재 가격 폭락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차이나인터내셔널캐피털(CICC)의 싱지치앙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요 둔화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품 가격까지 하락해 심각한 기업 실적 악화를 불러왔다"며 "앞으로 6개월 동안 중국 기업들의 순익은 15%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올해 국유기업들의 순이익을 총 8000억위안 내외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트로차이나 등 거대 원자재 국유기업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다른 경제 지표들도 밝지 않다.

지난 11월에는 중국의 수출이 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수입과 생산도 모두 줄어들었다.

세계은행은 내년의 중국 경제 성장률을 20년만에 최저치인 7.5%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직원 감축으로 이어져 실업률 상승과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유기업들이 내년에 감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올해에만 해도 중국에서는 벌써 1000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지치앙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총체적인 경기 침체에 맞설 수 있는 기업은 없다"며 "다만 공항과 철도 건설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진행되면 내년 중순 이후에는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2010년까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에 4조위안(약 800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부동산 거래세 면제 등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과 대출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등 잇따른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