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시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단어는 '50%'라는 숫자가 아닌가 싶다. 주가와 펀드수익률,유가,최근의 경기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세까지 고점보다 50% 가까이 하락했고 원화가치 하락도 50% 이상 떨어졌다. 1년 동안 모든 가격이 50% 이상 변동성을 보일 정도로 상황 반전이 급박했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의 영향이 극에 달했던 한 해였다.

현재의 국제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상반기까지는 여전히 세계경기 침체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우려된다. 여러 기업인을 만나 보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기업실적이 극히 부진할 것이란 점에 공감대를 이룬다. 전 세계적 재고 조정의 여파로 출하가 줄어들고 가격도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부문의 구조조정 및 산업구도 개편 등 여전히 어려운 경제환경이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와 같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많이 축소될 전망이다. 경쟁국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축소되고 생산라인도 조정되고 있다. 각국의 유동성 지원 및 감세정책이 침체 장기화를 이끈다는 우려도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각국의 경제 충격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현재의 재고조정은 현금 확보 전략이 반영되며 유통업체들이 최단 기간의 재고만을 확보하고 있기에 경기 하강 속도가 완만해지면 재고 수준은 상반기 중 바닥을 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겉으로만 투명성을 강조했던 선진국 주요 금융기업들의 부실 규모도 드러나면서 오히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신용경색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주식시장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물경제의 우려가 완화되며 최소한 자산가치 이상의 주가평가는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이 자본력 기술력 등에서 경쟁력이 크게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산업구도 개편 이후 오히려 시장지배력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제조업체들이 꽤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새해엔 코스피지수도 상반기 900~1300,하반기 1200~1550 수준으로 회복되며 변동성 위험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주가 환율 유가 부동산값 등 모든 경제변수가 올해보다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준비된 자(者)에게만 기회가 온다'는 명제를 떠올리며 새해를 맞고자 한다.

구희진 < 대신증권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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