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골프,격투기 등 해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이 지급하는 해외 스포츠 중계권료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2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CJ미디어는 2007-2009년 일본 격투기 K-1을 중계하면서 총 200억원가량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이는 2003년 KBS스카이가 연간 1억원에 K-1 국내 중계권을 계약한 것에 비해 무려 70배나 늘어난 것.또한 MBC ESPN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기 위해 2007~2008시즌부터 2009~2010시즌까지 3시즌 동안 해마다 1000만달러 내외의 금액을 지불하기로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중계권에서도 2009년 만료되는 SBS골프의 LPGA 국내 중계권(연간 225만달러) 경쟁에서 한 스포츠 채널이 현재 수준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97년만 하더라도 연간 30만달러였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국내 중계권료는 박찬호의 활약이 전 국민의 관심을 끌면서 해마다 큰 폭으로 치솟았다.

1998년 ITV가 연간 100만달러에 중계권을 얻은 데 이어 2001년에는 MBC가 중계권료를 연간 800만달러로 올려놨다. 2005년에는 엑스포츠의 모회사인 썬TV가 4년간 4800만달러를 지급하면서 MLB의 연간 중계료가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1997년 중계료와 비교하면 8년 만에 40배로 증가한 셈.

국내 스포츠 채널이 이처럼 중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해외 스포츠에 대한 시청자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

스포츠팬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해외 스포츠를 시청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하지만 시청자의 볼권리도 중요하지만 지불하는 액수가 지나치게 높아 '국부유출'이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스포츠 채널의 한 관계자는 "중계권료는 특성상 한 번 가격을 올리면 내려가지 않는다"며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과당 경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